퍼블리셔 계약 전 반드시 짚어야 할 독소 조항 8가지

퍼블리셔 계약 전 반드시 짚어야 할 독소 조항 8가지

선급금·매출 분배·IP·해지 조항을 중심으로 퍼블리싱 계약의 위험 신호를 읽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계약서 문구를 협상 가능한 운영 규칙으로 바꾸는 실무 점검표입니다.

퍼블리셔 계약은 개발비를 확보하고 출시·마케팅·현지화 역량을 얻는 수단이지만 계약서의 한 문장이 프로젝트의 통제권과 수익 회수 시점을 크게 바꿀 수 있다.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실무 점검 기준이며 서명 전에는 게임·콘텐츠 계약 경험이 있는 변호사에게 계약서 전체를 검토받는 것이 안전하다.

먼저 알아둘 점: 불리한 조항과 무효인 조항은 다르다

개발사에 불리하다고 해서 곧바로 효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계약 당사자가 협상해 합의한 조항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검토의 목표는 ‘문제가 될 만한 문구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가 어떤 조건에서 결정권과 비용을 부담하는지 문서로 확정하는 데 있다.

특히 정형화된 계약서를 그대로 받았다면 약관규제법상 불공정성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 다만 개별 사안의 효력 판단은 계약 체결 경위, 협상 과정, 거래상 지위와 실제 이행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 자료는 약관의 공정성 관점에서 참고할 수 있지만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 사이의 계약을 대신하는 표준안은 아니다.

1. 선급금 회수 범위가 끝없이 넓어지는 조항

선급금은 흔히 ‘개발비 지원’으로 이해되지만 계약서에서는 대개 퍼블리셔가 미래 매출에서 먼저 회수하는 최소보장금(MG) 성격을 함께 가진다. 문제는 회수 대상이 선급금에 그치지 않고 마케팅비, 현지화비, QA비, 플랫폼 수수료, 법률비, 인건비까지 포괄하는 경우다.

이때 개발사의 수익 배분은 매출이 생겨도 한동안 시작되지 않을 수 있다. 회수 대상과 한도를 표로 고정하고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 비용은 회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회수 순서는 최소한 아래처럼 계산 가능해야 한다.

개발사 배분 기준액=순매출사전 합의된 미회수 비용\text{개발사 배분 기준액} = \text{순매출} - \text{사전 합의된 미회수 비용}

여기서 ‘순매출’의 공제 항목도 별도로 정의해야 한다. 부가세, 환불, 플랫폼 수수료처럼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항목과 퍼블리셔 내부 인건비·간접비를 같은 범주에 넣으면 분쟁의 씨앗이 된다.

협상 문구의 방향

  • 회수 가능한 비용을 항목별로 열거한다.
  • 마케팅비와 추가 비용에는 예산 상한 및 개발사의 사전 서면 승인을 둔다.
  • 퍼블리셔의 일반관리비, 본사 인건비, 계열사 청구액은 회수 대상에서 제외한다.
  • 회수 내역과 증빙을 정기 보고와 감사권의 대상으로 둔다.

2. ‘순매출’ 정의가 퍼블리셔 재량에 맡겨진 조항

“순매출의 50%를 배분한다”는 문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공제하는지에 따라 같은 50%도 전혀 다른 금액이 된다. 특히 ‘합리적인 비용’, ‘통상 비용’, ‘퍼블리셔가 부담한 제반 비용’처럼 범위가 열려 있는 표현은 주의해야 한다.

순매출 공제 항목과 개발사 배분 기준을 계약서에서 대조하는 장면

플랫폼 수수료는 실제 지급액을 기준으로 공제하되 광고비·인플루언서 비용·현지화 비용은 계약서의 사전 합의 목록과 대조할 수 있게 만드는 편이 좋다. 계열사 또는 제3자에게 지급한 비용을 공제한다면 선정 기준, 단가 검증, 개발사의 열람권도 함께 적어야 한다.

3. IP 전체 양도 또는 과도한 독점 라이선스

퍼블리싱의 본질은 보통 특정 지역·플랫폼·기간에서 게임을 유통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계약이 캐릭터, 세계관, 후속작, 파생상품, 소스코드, 개발 도구까지 포괄해 영구적으로 양도하도록 작성되면 퍼블리싱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

점검할 핵심은 네 가지다.

확인 항목계약서에 명확히 적을 내용
권리 주체기존 IP와 새로 만드는 산출물의 권리 귀속
범위게임 본편, DLC, 모바일 이식, 콘솔 이식, 굿즈, 영상화의 구분
지역·플랫폼어느 국가와 어느 플랫폼에서만 독점인지
기간·종료계약 종료 뒤 판매 지속, 데이터 이전, 권리 반환의 절차

‘모든 매체와 미래에 개발될 모든 기술’ 같은 문구가 있다면 실제 사업에 필요한 권리로 한정하는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 후속작과 신규 IP는 별도 계약 대상으로 분리하는 편이 일반적으로 분쟁을 줄인다.

4. 퍼블리셔만 갖는 무기한 연장권

계약 기간이 3년이라도 자동갱신 조항이 있으면 실질 기간은 훨씬 길어질 수 있다. 특히 퍼블리셔가 일방 통지만으로 갱신하거나 매출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자동 연장되는 구조는 개발사의 재협상 기회를 없앨 수 있다.

갱신은 양 당사자의 서면 합의를 원칙으로 두고 자동갱신을 허용하더라도 거절 통지 기간과 최장 연장 횟수를 정해야 한다. 매출 기준을 쓰려면 산정 기간, 공제 전후 기준, 확인 가능한 보고 자료까지 함께 정한다.

flowchart TD
    A[계약 종료 6개월 전] --> B{계약상 최소 의무 달성 여부 확인}
    B -->|미달성| C[개발사 종료 또는 비독점 전환 선택]
    B -->|달성| D{양측이 갱신에 서면 합의했는가}
    D -->|예| E[기간·목표·조건을 갱신 합의서에 명시]
    D -->|아니오| F[권리 반환 및 출시 운영 인수 절차 진행]

갱신의 판단 기준은 출시일 이후의 기간만으로 두기보다 퍼블리셔가 약속한 마케팅·플랫폼 출시·현지화 의무를 실제로 이행했는지와 연결하는 편이 균형에 가깝다.

5. 개발사의 해지권은 없고 위약금만 큰 조항

퍼블리셔의 지급 지연, 장기간 출시 지연, 핵심 의무 미이행이 발생해도 개발사가 계약을 끝낼 수 없다면 위험하다. 반대로 개발사가 일정 마일스톤을 지키지 못하면 즉시 해지와 큰 위약금을 부과하는 구조도 균형을 잃기 쉽다.

해지 조항에는 다음을 넣어야 한다.

  • 중대한 계약 위반의 정의
  • 위반 통지 후 시정할 수 있는 기간
  • 시정되지 않았을 때의 해지권
  • 해지 뒤 소스코드, 빌드, 스토어 계정, 커뮤니티 채널, 유저 데이터의 인계 범위
  • 미회수 선급금과 제작물의 처리 방식

위약금은 실제 예상 손해와의 관계를 따져야 한다. ‘계약금의 몇 배’처럼 일률적인 금액만 적기보다 어떤 손해를 어떤 근거로 산정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마일스톤 승인권이 사실상 무제한인 조항

개발비가 마일스톤 승인 뒤 지급되는 계약이라면 승인 기준이 곧 현금흐름이다. 퍼블리셔가 주관적 만족을 이유로 계속 수정을 요구할 수 있거나 회신 기한이 없다면 개발사는 완료한 작업의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각 마일스톤에는 제출물, 기능 기준, 테스트 환경, 검수 기간, 수정 횟수와 재검수 절차를 붙인다. 검수 기간 안에 구체적인 불합격 사유가 전달되지 않으면 승인으로 보는 ‘간주 승인’도 실무적으로 유용하다. 다만 게임의 품질 기준은 분쟁이 잦으므로 장르와 개발 단계에 맞춘 측정 가능한 기준을 정하는 편이 낫다.

[마일스톤 승인 기준 예시]
- 제출물: PC 빌드, 변경 목록, 알려진 이슈 목록
- 합격 기준: 계약서 부속 기획서의 필수 기능이 동작할 것
- 검수 기간: 제출 후 10영업일
- 보완 요구: 재현 절차와 계약상 기준을 적어 서면 통지
- 간주 승인: 검수 기간 내 서면 통지가 없을 때

7. 일방적인 제작 변경·출시 결정권

퍼블리셔가 시장 전략을 제안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장르 변경, 과금 구조 전환, 생성형 AI 사용, 라이브 서비스 전환, 출시일 변경처럼 게임의 정체성과 비용을 바꾸는 결정까지 단독으로 할 수 있다면 개발사의 부담이 커진다.

특히 변경 요구로 개발 기간이 늘어날 때 추가 예산과 일정 조정이 자동으로 따라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개발사가 동의하지 않은 핵심 변경을 거절할 권리 또는 변경으로 추가되는 업무의 단가와 마일스톤을 부속합의서로 정하는 절차를 두는 것이 좋다.

8. 매출 보고와 감사권이 빈약한 조항

수익 배분 계약에서 보고서는 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정산의 기반이다. 월별 또는 분기별 보고 시점, 통화, 환율, 플랫폼별 총매출과 공제액, 환불, 세금, 미회수 비용 잔액을 정해야 한다. ‘요청 시 제공’만으로는 늦거나 불완전한 보고를 막기 어렵다.

개발사 또는 독립 회계전문가가 합리적인 범위에서 장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감사권도 필요하다. 감사 비용은 원칙적으로 개발사가 부담하되 일정 비율 이상의 과소 지급이 확인되면 퍼블리셔가 부담하도록 설계하면 보고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비밀유지 의무는 감사권과 함께 두면 된다.

서명 전 30분 점검표

계약서에 아래 질문에 답이 없으면 해당 조항을 표시해 협상 안건으로 옮기자.

  1. 선급금과 추가 비용은 정확히 무엇을 어디까지 회수하는가?
  2. 순매출에서 빠지는 항목을 금액과 증빙으로 검증할 수 있는가?
  3. IP 권리 범위는 지역·플랫폼·기간·사업 유형별로 제한되어 있는가?
  4. 퍼블리셔가 약속한 출시·마케팅·정산 의무와 미이행 시 결과가 적혀 있는가?
  5. 마일스톤 승인 기준과 검수 기한이 객관적인가?
  6. 어느 한쪽이 계약을 끝낼 수 있는 조건이 지나치게 비대칭적이지 않은가?
  7. 계약 종료 뒤 스토어, 빌드, 커뮤니티, 데이터와 권리가 어떻게 돌아오는가?
  8. 매출 보고와 감사 절차가 실제로 작동할 만큼 구체적인가?

좋은 계약은 모든 위험을 없애는 문서가 아니다.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 문제가 생기면 무엇을 근거로 어떤 순서로 해결하는지를 양쪽이 예측할 수 있게 만드는 문서다. 퍼블리셔의 제안서를 평가할 때도 선급금 규모만 보지 말고 권리 범위와 회수 구조, 종료 뒤의 선택권을 하나의 묶음으로 비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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